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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사랑한 천체물리학도는 어쩌다 동화작가가 되었을까?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테크노인문학전공 3기 박민호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고등학생 때는 공부가 재미있었다. 성적이 잘 나온 것이 재미있던 것도 아니고, 미래를 위해 노력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재미있어서 공부를 했다.

착착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던 물리학과로 진학할 수 있었다. 공부하기 딱 좋은 환경도 갖춰졌다. 그리고 대학교 진학 후, 급격히 흥미를 잃고 학점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해야 할 일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즐기기만 하느라 참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흥미가 떨어진 순간 낙오되는 것이다. 무서워라.

 

왜 흥미가 떨어졌냐 하면,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결국 어려워서였다. 현대 과학이 얼마나 어려운지 예를 들 때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양자역학이다. 세상에 정확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확률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면 현대 과학이 뜬구름 잡는 소리나 마찬가지처럼 이해할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공부해보면 양자역학처럼 정확한 학문도 없었다. 모든 것이 계산된 확률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부 수업에서 한참 허우적거리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은, 양자역학은 언어가 아니라 수학과 과학으로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걸 못 했으니까 학점이 망했던 것이었고.

 

학문의 이런 전문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며 먼 곳까지 달려가다 보면 출발선에 선 사람에게 까마득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하지만 악질인 것은, 이렇게 전문화된 과학이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발전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은 많은 사람이 이름만 들어봤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나왔고, 핸드폰과 컴퓨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정교한 양자역학의 산물이다.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우리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것을 쉽게 가르치면 될까? 말은 쉽지. 쉽게 만들기도 어렵고, 쉽게 만들었다가 오히려 잘못된 이해를 빚기 너무나 쉬웠다. 그럼 대신, 어려운 것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 책을 쓰게 된 것도 바로 이런 경험, 정확히 말하면 실패 경험 때문이었다. 어려운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자. 내가 쉽게 쓰지는 못하지만,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자. 먼저 망한 사람으로써.

 

 

 

 

 


공지 공학과 인문학, 그리고 예술까지 - 융합에 대한 비전을 나누기 위한 게시판 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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