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를 샀다. 그리고 러닝타이즈와 팬츠도 샀다.
무엇이든 시작은 장비부터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먹었다. 매일 매일 12층 우리 집까지 걸어올라 다니니라!
시작하는 마음은 항상 열정 가득하다.
하지만 언제나 시작하는 마음만 화이팅일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63빌딩은 1980년부터 여의도에 있었다.
항상 올려다보았지만 그곳을 걸어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63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가 있는지도 몰랐다.
계단은 모두 1,251개다.
대학원 후배 김창기 님께서 함께 하자고 하길래 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운동 없는 내 생활에 운동을 삽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장비는 완벽했지만
체력은 저질이고 연습도 안 했다.
하지만 이왕 하기로 한 거고 여기저기 한다고 떠들고 다녀서 해야 했다.
그래!
등수와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완주만 하자!
나는 63빌딩에 올랐다.
도대체 돈 주고 이걸 왜 하는 거야!
30층쯤 올랐을 때 마음이었다.
하지만 다 오르고 나니 뿌듯하다. 그리고 할만하다.
마라톤은 2시간 내내 죽어라 뛰는데 이건 20분이면 된다.
1등은 9분에 완주하셨다고 한다.
나는 21:43:99 초다. 그리고 다행히 꼴등은 아니다.
총 385명 중 304등, 여자 131명 중 92등이다.
아 나 참 잘했다. ^^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테크노인문학과 대표 주자 4기 김창기, 3기 정시영의 63빌딩 오르기 클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