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인문학

소크라테스를 입은 알파고!

by JamesLee posted Apr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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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로봇, 바둑을 합성한 <한겨레> 자료사진.
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rkdalswls3@hani.co.kr

 

 

 

 

소크라테스를 입은 알파고!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테크노인문학전공 6기 이상만

 

 

 

  필자가 처음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시작한 때는 한참 PC통신을 즐기던 1994년이었다. PC통신은 지역에서만 교류하던 사람들을 단번에 전국적으로 소통하게 만든 문화적 충격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PC통신의 문화적 충격보다, PC통신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나를 포함한 다수의 채팅들에 대답 해 주던 인공지능 챗봇이었다.

  한글 오토마타를 겨우 제작하던 필자에게 채팅 문자를 분석하여 학습하고 그에 대답까지 할 수 있는 챗봇은, 공부의 영역을 컴퓨터, 수학에서 순식간에 언어학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켜 버렸다. 그러나 당시 국내의 상황에서 인공지능 영역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적었고, 학문적 영역이라기 보다는 수학의 알고리즘적 방법으로만 접근할 수 있었다. 그후 사실상 인공지능과는 다른 방향의 일을 하게 되었지만 지속적인 관심은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6년 에 큰 사건이 일어났다. 딥러닝(Deep Learning) 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 한 것이다. 많은 동료 개발자들은 수학적 알고리즘과 계산식으로 인공지능 박사학위까지 받기도 하였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적용된 부분은 거의 없었다. 딥러닝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분야는 기계적인 학습에 대비하여 압도적인 성능을 구현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영상/이미지 인식은 인간의 인식률을 넘어 현실적인 정밀 산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다. 

  새로운 방법론을 탑재한 인공지능은 다양한 정보를 조합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새로운 명제를 만들고, 추론(Inference)하거나 다음 방향까지 예측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알파고를 구현한 딥마인드는 인간처럼 추론하고 행동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여 인간과 유사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 할 것 같았던 관계형 추론이나 예측 기반의 행동 인공지능은 점차적으로 그 가능성을 보이면서 매우 빠르게 다음 단계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기구인 미국 전기 전자 학회(IEEE) 에서 ‘Ethically Aligned Design’이란 문서를 발표하였는데, 이 문서는 인공지능의 윤리에 관한 최초의 기초문서라 한다. IEEE는 문서 작성에 과학, 정부, 기업, 학술단체 등에서 인공지능, , 윤리, 철학, 정책관계자들까지 각 분야를 망라하여 약 100여명을 참가시켰다. 특히 인문학과 관련된 사람들을 대거 참여 시켰다는 점에서 과거의 인공지능 연구와는 매우 차별화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IEEE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신뢰관계 회복이라는 주제로 네가지 쟁점을 선언하였다. 인권(Human rights), 책임(Responsibility), 투명성(Transparency), 교육(Education)이 그것이다. 과거에도 인공지능 제작과 관련된 기준들이 만들어 졌었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사회적 이념과 구조에 충돌되는 개념들이 많았다. IEEE의 이러한 시도는 인공지능의 성능, 방법론과는 별개로 반드시 인문적인 개념들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Google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고의 위험에 처했을 때에 운전자를 죽일 것인지 보행자를 죽일 것인지를 해결하지 못하는 인문학적 딜레마(트롤리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었다. 과연 무엇이 옳은지 판단해야하는 도덕적 창의성은 인간 창의성의 영역이다. 단순히 A=B+C라는 공식과는 다르게 주위 상황, 문화적 상황, 시대적 상황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문적 사고와 해결책이며, 새롭게 대두되는 다양한 인공지능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알파고와 유사한 인공지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 추종만이 팽배한 사회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창의적 솔루션이 등장하기 매우 어렵다. 우리가 알파고를 따라가기 위한 인공지능을 개발할 때에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다 더 정교하고 강력한 새로운 솔루션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추종적인 연구 보다는 새롭고 다양한 인문학적 방법론을 탑재한 전혀 다른 구조와 방향성을 가지는 인공지능이 등장해야만 한 단계 더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라! 알파고가 수천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계산 하는 동안 노래를 감상하며 즐겁게 바둑알을 던지는 유유자적한 인공지능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인공지능이여, 너 자신을 알라! 그리고 상상하라!”

 

 

 

 

  • ?
    7기_김혜은 2019.04.06 00:29
    무엇이 옳은지 판단해야 하는 도덕적 창의성..
    언젠가는 AI가 인간의 도덕적 창의성 마저 뛰어넘는 순간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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